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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 증원 반발' 전공의 집단행동 자제 촉구
정부가 최근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 방안을 논의한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자제를 촉구하는 가운데 2월 14일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이도흔 기자 = 서울대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방침에 정부가 업무개시 명령을 동원한 강경대응을 천명한 가운데 집단사직을 업무개시 명령으로 막을 수 있는지를 두고 일각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16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 따르면 빅5 병원 전공의들은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정부는 각 수련병원에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령하는 한편 집단 사직이 현실화할 경우 업무개시를 명령할 방침이다.

업무개시 명령은 의료법 59조 2항에 명시돼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 등은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업하거나 폐업해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업무개시 명령을 할 수 있다.

3항에는 의료인과 의료기관 개설자가 정당한 사유없이 업무개시 명령을 거부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고 벌칙 조항에는 3항을 위반했을 때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개정된 의료법은 어떤 범죄든 집행유예와 선고유예를 포함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게 하고 있어서 업무개시 명령 불복으로 형사처벌될 경우 의사 면허를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

정부 방침은 상당히 강경하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10명이 사직 후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면 10명 모두에게 처분이 내려질 것이고, 명령 불응에 따른 고발로 1심에서 금고 이상의 판결만 나와도 면허 취소까지 가능하다"며 "정부는 굉장히 기계적으로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 집단사직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 사안인 데다 집단행동 확대 등 사태 악화로 인한 의료대란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업무개시 명령 대상에 들어맞는지를 두고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무개시 명령이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집단 휴업과 폐업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전공의들의 사직도 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업무개시 명령과 불복이 현실화할 경우 향후 재판에서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신인규 법률사무소 청직 대표변호사는 "업무개시명령 제도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의사들이 부당하게 의료 거부를 해버리면 국민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부득이 처벌조항까지 넣은 것"이라면서도 "(법 규정에 명시된) 휴업·폐원이 아닌 집단 사직의 형태이기 때문에 현실적 의료 공백으로 인한 파급력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직은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인데 정부가 업무복귀를 명령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채다은 법무법인 한중 변호사는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에는 직업을 가질 자유도 있지만 그 직업을 그만둘 자유도 포함하는 것"이라며 "사직서를 내는 것까지 국가가 나서서 제지하는 것은 국가가 나서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